매일경제 Citylife [의학칼럼]

사람에게 나타나는 생리현상 중 가장 민망한 것이 있다면 방귀일 것이다. 그런데 방귀 소리가 작을수록 냄새가 더 지독하다는 말이 있다. 과연 방귀 소리와 냄새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Q. 전 방귀가 나올 것 같을 때마다 긴장합니다. 소리가 적은 대신 냄새가 지독하거든요. 방귀 소리가 큰 사람들은 오히려 냄새가 안 나던데 제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방귀 냄새 때문에 고민이시군요. 방귀 냄새가 고약하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체중감소, 복통, 혈변이나 점액변 등 대변 형태가 변했다면 대장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전문의와 상담 후 대장내시경 등의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본래 방귀는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 산소 등으로 이뤄진 무색무취의 기체입니다. 그런데 방귀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바로 황화수소나 암모니아가 장내 화학작용에 의해 배출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콩, 양배추, 브로콜리처럼 유황 성분이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이것이 대장에서 수소와 결합하면서 황화수소를 만들기 때문에 썩은 계란 냄새가 납니다. 단백질이 많은 고기나 계란 등도 장내에서 발효되면서 질소와 황을 발생시켜 냄새를 고약하게 만듭니다.

Q. 방귀 냄새를 줄이거나 좀 덜 뀔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우선 지독한 방귀를 예방하기 위해선 황이나 질소 성분이 많이 함유한 음식을 적게 먹는 것입니다. 또한 뱃속에 음식물이 오래 머무르면 부패 정도도 심해지기 때문에 변비가 있다면 이를 먼저 해소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변비를 해소하기 위해선 충분한 물과 섬유질의 섭취, 규칙적인 식생활과 배변 습관, 자극적이거나 인스턴트식품 및 기름진 음식의 자제하도록 합니다. 운동을 하는 것도 변비 탈출에 좋은데 걷기, 조깅, 윗몸일으키기, 공중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권혁진 서울송도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과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05호(09.12.08일자) 기사입니다]